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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발송 이메일 주소로 no-reply 좀 쓰지 말자!

사용자가 어떤 IT 서비스의 관리자에게 문의하려면 보통 서비스에 있는 문의 창구를 찾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가 입력한 이메일 주소로 문의가 접수되었다는 이메일이 발송되는데, 여러분이 운영하는 IT 서비스의 이메일 발신 주소는 무엇인가요?

혹시 아래와 같은 목록 중 하나이지 않나요?

  • no-reply@example.org

  • noreply@example.org

  • admin@example.org

  • do-not-reply@example.org

오늘은 이런 no-reply 이메일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이메일로 쌓는 신뢰

최대한 고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사용자 경험의 기본일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여러분의 서비스 내에서 구축될 수도 있지만, 서비스 밖에서 구축될 수도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가격에 단순한 사용법으로 큰 인기를 끄는 앱이 있다고 합시다. 개발한 서비스의 피드백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데, 고객이 문의하자 자동 답변 이메일이 아래와 같이 왔습니다.

발신인: noreply@example.org

(접수를 알리는 내용)

본 이메일은 발신 전용 이메일 주소입니다.

no-reply는 직역하면 '답신 금지' 혹은 '답신하지 마시오' 정도의 어구가 됩니다. 고객회사에게 답변을 듣는 질문자의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고객의 추가적인 답신을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에 무신경한 고객은 있어도, 좋아하는 고객은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 무관심한 정도에 그칠 것입니다.)

만약 인증 번호나 소식지를 발송하는 등의 내용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은 자신이 받은 이메일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인증 이메일의 어느 서식이 깨져 있든지, 어느 환경에서 잘 보이지 않든지, 소식지의 내용에 질문을 하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 전송되는 거의 모든 이메일은 답신이 금지되어있습니다. 이런 '당연한' 문화를 깨서 고객과 상호적인 신뢰 관계를 쌓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잠재적인 성장에 작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메일은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할 좋은 기회이며, 이를 걷어차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합니다.

별도 문의 링크를 제공하면?

물론 이메일에 추가 문의를 위한 별도의 링크를 다는 방법도 있습니다.

발신인: noreply@example.org

(접수를 알리는 내용)

본 이메일은 발신 전용 이메일 주소입니다.
추가 문의는 (이곳)을 이용해주세요.

고객은 추가 문의가 있을 때 제공된 링크로 접속하여 문의를 다시 남길 수 있죠. 그렇지만 문의가 접수되었다는 자동 발신 이메일을 자세히 읽어보는 고객은 드물기 때문에, 일부는 추가 문의를 위해 다시 문의 경로를 찾아 들어가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회사가 할 일은 간단합니다. 고객이 이메일을 통해 회사와 소통할 수 있게 하세요. 이메일을 자사의 문의 시스템에 연동하는 일은 매우 쉽고, 많은 기업이 이미 행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고객이 이메일을 보내면 회사의 시스템에 자동으로 문의가 접수되는 방식 말이지요.

벽을 보고 대화하는 고객

이제 회사가 no-replyadmin 같은 권위주의적인 키워드 대신, 고객과 소통하고자 contactsupport 주소를 사용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나 고객은 '자동 발송 이메일'에 답장할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그걸 꼼꼼히 읽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자동 발송 이메일을 자세히 안 읽는 이유는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메일은 대충 봐도 시스템이 보낸 이메일임을 알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회사는 자동 발송 이메일을 좀 더 친근감 있게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방식은 어떤가요?

발신인: contact@example.org

안녕하세요.
고객님이 문의를 남겨주신 (서비스명)입니다.

말씀해주신 사항은 저희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답변에 2~3 영업일이 소요된다는 점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만약 추가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이 이메일에 답장으로 부담 없이 문의 주세요.

감사합니다.

(회사의 로고 혹은 고객지원팀 연락처 명함 이미지)

자동 응답 이메일 티가 팍팍 나는 이상한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고, 평문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위와 같은 이메일은 어떤가요? 더욱더 사람 냄새나지 않나요?

간단한 회사 명함이나 로고 정도는 하단에 첨부해도 고객이 추가 문의에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외에, 답신 금지를 쓰면 안 되는 이유

고객 경험과 관련된 추상적인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물론 회사가 어떤 메일서버를 이용하냐에 따라 다르기야 하겠지만, 만약 자체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 no-reply 이메일은 고객 이메일 서비스의 스팸 필터에 걸리는 일도 잦습니다. 스팸 필터의 방식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해당 서버의 평판이 쌓이기 전까진 보통 회신 불가능한 이메일 주소의 기본 평판은 낮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반토막 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로만 해당 자동 응답 이메일에 회신해준다면, 회사는 20%의 고객 의견을 더욱 경청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메일 주소가 적합할까?

해외에선 please-reply라는 주소를 추천해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독특하고 기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친근해 보이는 편을 원한다면 yes-reply도 좋아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무난한 것은 contact라고 생각합니다. servicesupport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다소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습니다(주관적인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두 가지는 please-replycontact입니다. (자동 발신 이메일에 답장하는 것과 같이) 고객이 우선 이메일을 받는 입장이라면 please-reply가, (일반적인 이메일 문의같이) 고객이 우선 이메일을 보내는 입장인 경우 contact가 제일 좋아 보입니다.

여러분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어떤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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